비트코인 고래들, 9만 달러 저항선에서 3.6만 BTC 매도…시장 유동성 압박
비트코인(BTC) 시장에서 최근 12일 동안 대규모 보유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며, 특히 10,000~100,000 BTC를 보유하고 있는 '고래' 주소들이 약 3만 6,500 BTC를 매도하거나 재분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달러 기준으로 약 34억 달러(4,877억 원)에 해당하며, 주목할 만한 양상으로 비트코인 고점 저항에 대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대량의 매도는 오랜 시간 동안 비트코인을 보유해온 기관 수탁자 또는 초기 채굴자 계정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그간의 '축적(accumulation)' 기간을 지나 '분배(distribution)'로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1월 마지막 주 초 아시아 시장에서 9만 2,250달러(약 1억 3,231만 원)에 거래되며 단기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9만 4,000달러(약 1억 3,480만 원) 돌파를 주목하고 있지만 연속적인 되돌림이 반복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의 실생활 활용성이 확장되는 이 시점에 이런 조정 장세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제와 투자 외에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비트코인의 적극적인 도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대형 리테일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인 수요가 차트 상으로는 고스란히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서 매도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와 큰 관련이 있다. Fed는 지난해 12월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여 3.75%로 조정했으며, 이는 세 번째 금리 인하에 해당한다. 대개 이러한 완화적 통화정책은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고래들의 대규모 매도 시기와 겹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소 유입량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스테이블코인의 유입 규모는 1,580억 달러에서 760억 달러로 50% 이상 감소했으며, 이는 대규모 매수 물량을 지탱할 유동성이 부족해진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의 가격 비상성과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도 흐름이 새로운 하락장의 시작이 아닌 전략적 '시점 조절'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비트코인이 약 10만 8,000달러를 돌파했을 때도 고래들은 약 7만 9,000 BTC를 매도하여 15%의 조정을 유도한 전력이 있다. 이후 가격이 9만 5,000달러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3만 4,000 BTC를 재매입하여 시장에 다시 진입한 바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속도 RSI(Relative Strength Index)는 수년 간의 최저 수준에 내려갔으며, 이는 과거 약세장이 종료될 때 나타나는 매도 피로 신호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하락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시장의 지나치게 높은 기대감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레이더들의 롱 포지션 비율은 이미 고점에 가까워지면서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선반영된 상태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전반적으로 상승으로 기울어질 때, 종종 이에 반해 움직이는 '역발상'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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