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호화폐 시세 조작 방지 위해 ‘사전 계좌 지급정지 제도’ 도입 검토
한국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시장의 시세 조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사전 계좌 지급정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시세 조작 혐의가 있는 피의자의 디지털 자산 계좌를 사전 동결하여 부당한 이익의 은닉을 방지하고,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현재의 법체계에서는 암호화폐 관련 자산을 묶기 위해 법원 영장이 필요하며, 이로 인해 신속한 조치가 어려워 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검토되는 ‘사전 지급정지 제도’는 법원의 별도 판결 없이도 특정 계좌의 출금, 이체, 결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정부 회의에서 이 제도 도입 논의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논의안에는 의도적 매수, 반복 거래를 통한 자동화 거래, 고가 매입 후 차익 실현 등 다양한 시장 왜곡 행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일반적인 시세 조작 수법으로 알고 있다.
이 제도는 주식 시장에 도입된 ‘지급정지 시스템’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주식 시장에서 100억 원 규모의 주가 조작 사건에 대응하여, 관련 계좌 75개를 사전 동결해 자금 유출을 차단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주식보다 더 빠르게 개인 지갑으로 자산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은닉이 쉽다고 지적하며, 거래소에서의 출입금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서도 인출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논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2단계 입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2025년 말 발의 예정이었던 법안은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의 이견으로 2026년 초로 연기되었고, 이 법안에는 디지털 자산 사업자의 책임 강화와 스테이블코인 리스크 분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무과실 책임 도입 등의 조항이 포함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들이 시행된다면 시장 신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한국 금융당국이 ‘사전 지급정지’ 제도를 통해 암호화폐 시세 조작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법적 변화에 대비하여 자산 출금 관련 규제나 계좌 동결 요건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법 적용의 범위와 기준에 따라 개인 자산 이동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