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GDP) 미국 2분기 '예상 하회' 6.5% 성장…하반기 둔화 경고등(종합)
올해 2분기 미국 성장률 연율 기준 6.5%
2개 분기 연속 6%대…2003년 이후 최고
다만 월가 예상치보다는 2%포인트 하회
고용 부진 여파…실업지표 여전히 높아
"델타 등의 여파에 하반기 둔화 가능성"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6.5% 성장했다. 2개 분기 연속 6% 이상 고성장을 보였지만, 월가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고용 부진 여파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월가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점증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미, 2개 분기 연속 6%대 고성장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6.5%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연율 8.5%)를 하회했다. 다우존스가 내놓은 전망치는 8.4%였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서 나온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0%, -31.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33.4%로 뛰어올랐고,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성장률 6.5%는 극단적인 기저효과 덕을 봤던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2003년 3분기(연율 7.0%) 이후 최고치다. 18년 만에 최대 폭 성장한 셈이다.
미국 경제가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잠재성장률을 훌쩍 넘는 6%대 고성장을 이어간 것은 백신 접종 확대 등에 따른 경제 재개 때문이다. 특히 여행, 레저 등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이날 나온 GDP를 뜯어보면, 2분기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무려 11.8%에 달했다. 내구재(9.9%), 비내구재(12.6%), 서비스(12.0%) 모두 10% 안팎 폭증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치솟으면서 활황을 주도한 것이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최근 코로나19 경기 침체가 지난해 2월~4월 두 달간, 즉 현재 미국 역사상 가장 짧은 침체였다고 평가했는데, 이 역시 소비의 힘이 작용했다.
고용 부진 여파…월가 예상 하회
다만 시장 예상을 2%포인트가량 밑돈 것은 노동시장 부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특히 고용이 정상으로 돌아오려 몸부림 치는 과정에서 경제의 많은 부문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GDP와 함께 나온 미국 주간 실직자 수치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0만건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38만5000건)를 넘어섰다. 실업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팬데믹 이전 주간 실직자는 20만명 남짓이었다. 현재 그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완전 고용을 위한 진전을 이루는 데서 다소 떨어져 있다”며 “강한 고용 수치를 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추후 델타 변이 역시 변수다. 델타 변이가 예상보다 빠르게 번질 경우 경제 재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좋은 소식은 미국 경제가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치솟는 물가에 따른 구매력 약화,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하반기 경제는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예상한 하반기 성장률은 3.5%다.
최근 5년 미국의 분기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추이. (출처=미국 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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