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의 시간' 왔다…신흥국 긴축 발작 재발할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움직이기 시작할까. 연준이 이번달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내부 논의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풀었던 돈줄을 조이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는 것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흐름이 바뀌는 만큼 그 과정에서 특히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일지 주목된다.
‘항공모함’ 연준 정책 변화 임박
경제전문매체 CNBC는 7일(현지시간) “연준이 테이퍼링을 위해 금융시장에 대비하도록 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달 FOMC 정례회의는 오는 15~16일이다. 최근 연준 내부 인사들이 테이퍼링 쪽으로 기우는 듯한 언급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번달부터 긴축 논의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근래 ‘매파’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외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이 이런 발언을 했다.
이를테면 메스터 총재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고용 보고서가 나왔던 지난 4일 “고용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연준이 말하는 상당한 추가 진전에 완전한 일자리 회복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기준금리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정책 기조에 대해 토의할 것”이라고 했다. 고용 지표가 두 달째 기대를 밑돌았지만 테이퍼링 수순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CNBC는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시기를 두고서는 “몇 달 후 아마 늦여름 혹은 초가을에 있을 것”이라며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연준 FOMC 정례회의는 이번달 외에 △7월 27~28일 △9월 21~22일 △11월 2~3일 △12월 14~15일 등 총 다섯차례 남았다.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 연례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도 있다. 시장은 잭슨홀 미팅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CNBC는 다만 “모든 것은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며 “연준이 (예상한 것보다) 서둘러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WSJ는 “이번달 FOMC에서 채권 매입과 관련한 내부 논의를 개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의 방향성은 테이퍼링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다. WSJ는 그러나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한 실무진의 프리젠테이션 등을 포함한 공식적인 검토는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