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저금리에도 지지부진한 금…"가격 약세 이어질 수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 가격 약세가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선물현재가(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45.8달러 하락한 1천763.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천800 달러 선 부근에 머물던 금 가격은 8일 2.5% 이상 급락하면서 약세를 띠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금 수요가 강해진다. 금리 역시 하락세로 접어들면 그때 금은 매력적인 자산으로 비친다.
최근 발표된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다. 6월 기준 근원 PCE 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최근 1.17%까지 하락하면서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 금 가격 상승 제한…연준의 경기 전망·달러 강세 맞물린 결과
고물가·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금 가격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이를 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인플레이션 전망을 신뢰해 금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강력한 정책 지원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가 계속 강화돼왔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올랐으며, 주로 일시적 요인을 반영하고 있다"고 미 경기를 진단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연준이 경기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면서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어 연말 테이퍼링 일정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을 시장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로 금 가격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이후 긴축 일정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달러인덱스 기준으로 연초 대비 달러가 강세로 접어들었다"면서 "달러 강세로 금 가격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말했다.
◇ 약세 전망되는 금 가격…'경기 확장 국면과 통화긴축 맞물려'
이후에도 금 가격 상승은 다소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보다는 다른 원자재가 강세를 띨 수 있고, 2023년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금리는 상승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한 고용지표로 경기 개선세는 이전보다 뚜렷해졌다. 지난 6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94만3천 명 증가로 집계됐다. 7월 실업률도 이전 달보다 낮아진 5.4%를 기록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경제 지표들이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경기 사이클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테이퍼링 시기부터 금리 인상 초기까지는 신흥국 통화와 금이 약세를 보이곤 해 패턴적으로 봤을 때 그런 기조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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