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 한은 "80달러는 안 갈 것"
국제유가가 2년 8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등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은행은 하반기 국제유가가 지난번 전망치인 연간 배럴당 60달러 중후반 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시장 전망치인 80달러나 100달러대까지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유가(WTI)는 지난 8일 배럴당 7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후 줄곧 70달러 선에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2년 8개월만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6개월 내에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를 보인것은 2014년 10월 31일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은행 역시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종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전망치보다 국제유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향후 이란 핵합의 타결, OPEC+(오펙플러스)의 감산 규모 완화 등 하방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지속적인 상승세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임상은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미국 백신 보급 확대로 원유 수요가 회복된 데다 미 셰일 생산의 더딘 증가, 이란 원유수출 재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며 "유가 상승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이미 실현된 것으로 보고 있고, 당분간은 영향을 받겠지만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13일 오전 서울 한 주유소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리터 당 1,564.5원을 기록했다.
임 과장은 "OPEC+가 최근 감산 규모를 줄이기로 했지만, 석유 수요 회복 속도와 비교할 때 늘리는 산유량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요인이 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투자은행(IB) 등도 2분기에도 원유의 초과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최근의 유가 상승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슈퍼사이클은 유가가 상당기간에 걸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임 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이 향후 얼마나 지속될지 불분명한 만큼 현재로서 국제유가가 슈퍼사이클에 진입 했다고 명확히 판단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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