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12월에 5% 하락… 러시아 루블 다음으로 약세
지난해 12월, 원화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5% 이상 하락하며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한국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원화는 1394.7원이었으나 12월 말에는 1472.5원까지 하락했다. 이 동안 원화의 달러당 가치 하락률은 5.3%에 달하며,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중 러시아 루블을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폭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원화 약세는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과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비상 계엄 사태와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원화 거래에 큰 영향을 미쳤다.지난해 12월 3일, 원화는 1402.9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 이후 거래에서 1441.0원까지 급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원화 가치는 더욱 약세로 전환되었고,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27일 거래에서 원화가 1486.7원까지 떨어지게 만들었다.
12월 30일에는 1472.5원으로 거래가 마감됐으며, 이는 1997년 말 이후 27년간 최저치로 여겨진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원화 가치는 1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달러당 원화 가치는 2023년 연말 1288.0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원화 절하율은 아르헨티나 페소, 헤알화와 같은 환율 변동성이 큰 통화들과 함께 상위 6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화 약세 추세는 2024년 1월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연금 이상의 외환 헷지로 인해 원화가 1450원대를 기록한 이후 다시 1470원대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정국의 불안정성이 환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0.05~0.1%p 높였다는 분석도 내놨다.
결국, 향후 원화 가치는 정치적 이벤트와 글로벌 경제 변동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