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힘든 시기”…한국 기업들, CES에서 비용 절감에 비상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가 막을 내리며 한국 기업들의 현지 상황이 예년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고환율, 그리고 상승세를 보이는 물가로 인해 출장비 절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올해 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1031곳에 달하지만 출장 비용은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74원으로 치솟으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더욱 힘든 환경이 조성됐다.
참가 기업 관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예상하지 못한 경비 증가로 인해 출장은 물론 식사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세금 포함 시 1만원이 넘고, 일반 피자 한 조각은 4만원을 넘는 현 시세는 단순한 음료나 음식을 넘어 출장 경비를 더욱 압박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식사를 줄이거나 대체 식사를 찾는 등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출장 인원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했고, 그로 인해 업무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와 프로젝트 수주 감소로 인해 해외 마케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도 “지난해 CES에 참가했을 때와 비교해 경비가 크게 증가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면세점 방문도 포기하였고, 직원들에게 선물 구매를 자제하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경우, 불어나는 원가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출장 인원을 축소하고, 필요 인력만의 파견을 선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장 혜택을 대폭 축소하여, 항공사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평사원과 같은 수준의 호텔을 이용해야 한다. LG전자는 출장 예산을 전년 대비 약 20% 줄였고, 생산이 저렴한 지역에서의 생산 확대를 통해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또한 불필요한 경비 집행을 줄이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의 회복 상황에 따라 기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