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 상장 주식의 약 36%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의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953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반면,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단 30개에 불과해 그 격차가 약 32배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67개, 코스닥시장에서 686개 주식이 신저가를 기록하며,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저가 비율이 41%로 코스피의 28%보다도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왕고래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종의 주식들이 줄줄이 신저가를 경신했다. 예를 들어 동양철관과 디케이락 등의 테마주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며, 원전 관련 주식들도 국내외 전력 사업의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아 신저가를 보였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테마주들은 극과 극의 성향을 보였다. 이스타코, 일성건설, 동신건설 등의 주식은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조국 대표 테마주인 토탈소프트 또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의 지분 경쟁 속에서 240만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였다.

앞선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코스피 지수는 연속으로 하락하며 전체 하락률이 2.88%에 달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무려 4.27%의 급락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요소로 인해 당분간 국내 증시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나증권의 이재만 연구원은 "탄핵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증시의 변동성이 쉽게 안정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 저하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악재가 많이 반영됐으므로 코스피의 하단은 지지가 될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계엄령 수준의 추가적인 심리적 충격이 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현재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우 분분하지만, 전반적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상황의 전개를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