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형주 급등, 한국 중소형주 부진 원인 분석


미국 중소형주의 대표 지수인 러셀2000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한 달간 11% 가까이 상승한 반면, 한국의 중소형주들은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최근까지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3.92%의 하락률을 보이며 코스피 전체 낙폭인 -2.19%를 초과했다. 또, 코스피 중형주 지수도 -3.65%로 코스피 대형주 지수의 -1.88%에 비해 크게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경제의 둔화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미국의 러셀2000 지수는 10.81%의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99%, 나스닥100 지수는 6.41%, 다우존스30지수는 7.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 같은 정책이 중소형 기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두드러지자, 불황에 취약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투자자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를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하며 중소형주 투자에 소극적이다.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많은 투자은행들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수출 둔화가 이미 시작된 만큼, 내수 지표도 악화되어 중소형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본적인 경기 흐름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내년에도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중소형주들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부양책을 덕분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중소형주가 저평가된 주식을 통해 더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도 중소형주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11월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50.95%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으며, 이는 6월의 58.49%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이다.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이들 주식의 주가는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내수 회복이 시작될 경우 중소형주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은 향후 중소형주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중소형주를 눈여겨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