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로 경영권 방어 나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애초 1.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쟁탈전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영풍정밀을 공개매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은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그의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들은 영풍정밀의 보통주 393만7500주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매수 예정가는 주당 3만원으로, 이는 MBK가 지난달 26일에 제시한 가격 (2만5000원)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직전 거래일의 종가와 비교할 때도 약 18.5% 상승한 가격으로, 최 회장이 짧은 시간 내에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영풍정밀에 대한 그의 지분율은 기존 35.45%에서 60.45%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2일부터 21일까지의 20일 간 진행될 예정이며, 최 회장 측은 목표치인 25%를 하회하더라도 원활한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영풍정밀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우호 세력의 지분율은 33.9%로, 영풍 측의 지분 33.1%와 거의 유사한 상황이다. 이는 양측 모두가 극소수의 지분 차이로 경영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MBK가 영풍정밀을 인수하게 되면 그들에게는 3.7%의 지분 격차가 생겨나 리더십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MBK 측이 먼저 공개매수에 착수한 이유는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풍정밀을 통해 효율적인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2일에 예상되는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주목받고 있다. MBK·영풍 연합은 최 회장이 자사주를 확보하는 것이 특별관계자의 자사주 취득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만약 이 신청이 기각되어 최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된다면, 곧바로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최 회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최 회장이 영풍정밀의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든 이번 사태에서 MBK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지, 향후 경영권 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앞으로의 기업 지배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