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맞은 단통법,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악법의 그림자


2014년 10월 도입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 일명 단통법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그 효과는 불투명하다. 이 법은 당초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하였으나, 오히려 가계 통신비는 증가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월평균 가계 통신비는 14만7725원이었으나, 2023년 2분기의 월평균 통신비는 15만5107원으로 상승했다. 단말기 구입비 역시 2만2676원에서 2만8953원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통신비 절감이라는 법의 명분이 무색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 단통법의 폐지를 언급하였고,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도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의 논의는 미진한 상황이다. 이에 배재대 이혁우 교수는 의원입법이 사회적 영향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국회 내 법안실명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단통법 외에도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여러 부실 입법이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고액 부동산 자산가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법은 중산층 시민들에게도 부담을 주고 있으며, 9년째 시행되고 있다. 또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은 소상공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8년간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전세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한 주택임대차보호법도 4년 넘게 개정되지 않고 있다.
공인인증서 강제 사용의 역사는 더욱 길다. 1998년 공인인증서법이 통과된 이후, 비록 민간 인증수단이 요구되었지만, 21년이 지난 2020년에서야 다양한 인증방법이 허용되었다. 이 외에도 청소년 인터넷 게임을 금지한 게임셧다운제는 10년이나 지나서야 폐지되었고,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법은 전통상권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되었지만 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평일 휴무를 도입하여 오히려 마트와 전통시장이 동반 성장하였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각 정당이 인공지능 기반의 법안 평가지표를 마련하고 의정활동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향후 부실 입법을 줄이고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법들이 국회를 떠나지 않는 한, 국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더 나은 법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명확한 문제 인식과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