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으로 첫 공모가 하단 미만 확정


관측위성 개발사 루미르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희망범위보다 낮게 결정했다. 8일 루미르는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하며 최종 공모가를 1만2000원으로 확정했음을 알렸다. 이는 이전에 제시한 희망 범위인 1만6500원에서 2만500원 중 하단보다 약 27% 내려간 가격이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루미르는 모집물량을 원래 예정한 300만주에서 240만주로 축소했다. 이를 통해 최종 공모액은 288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희망범위 하단 기준인 495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회사 측은 이번 수요예측에 180만주 모집에 총 423개의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신청수량은 총 2349만300주에 달했다고 밝혔다. 최종 경쟁률은 13.1대 1로 집계되었으며, 참여 건수의 86.2%는 공모가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만2000원 이하의 가격을 제안한 기관도 55.3%에 이르렀다.
루미르는 2009년에 설립되어 초소형 초고해상도 SAR 레이다 센서 위성인 '루미르 X'를 개발하였으며, 정부 주도 차세대 중형위성 1~4호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다. 루미르는 2026년 순이익이 26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교 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8.35배를 적용하여 기업가치를 산출하였다. 하지만 해당 수익 추정치는 실제 수주 잔고가 아닌 수주 계획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우주 관련 신생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해지고 있는 것도 루미르의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위성 발사체와 지상국 개발 업체인 이노스페이스와 컨텍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루미르의 성공적인 상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루미르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로 인해 공모가와 모집물량을 조정하게 되었으며, 향후 기업의 성장성과 시장의 반응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