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지수가 50.49포인트(1.89%) 상승하며 2720.64로 거래를 마감해 하루 만에 연고점을 경신하였다. 이는 약 10개월 만에 달성한 최고치로, 지난해 8월의 ‘블랙먼데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번 상승은 미국의 인공지능(AI) 주요 기업인 엔비디아가 예상을 여유롭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비디아의 2026년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69% 증가한 440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이익도 26% 증가한 188억 달러에 도달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예상한 433억1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것으로,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87% 급등하였다.

한국의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전일 대비 200원(0.36%) 상승해 5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4000원(1.92%) 오른 21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되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이는 국내 반도체 업종에 전반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류형근 연구원은 중국향 H20 수출 통제 영향이 예상보다 큼을 지적하며, 블랙웰 출하 속도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대차증권의 박준영 연구원은 국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산업의 회복 여부가 엔비디아의 AI GPU 수출 성장과 밀접하다고 강조하며, 중동 및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 중인 AI 팩토리 프로젝트가 중국향 손실을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D램 기술 경쟁력 회복에 주목하며 반도체 업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재고 조정과 소비자 수요 둔화, AI 설비투자 조정 등으로 인해 반도체 업황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 회복으로 인해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이 말했다.

지수 상승의 배경으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함께 미국 연방법원의 상호 관세 제동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러한 호재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