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출된 주주제안 건수가 지난해보다 약 2배로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접수된 주주제안은 총 217건으로, 지난해의 115건에 비해 102건이 증가한 수치(88.7%)이다. 이 같은 증가는 적극적인 경영개입 측면에서 특히 두드러진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제안은 크게 주주환원, 정관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임원보수, 기타의 5개 유형으로 나뉘며, 특히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과 정관변경 안건이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올해 134건으로 전년 대비 71건(112.7%) 늘어났고, 정관변경은 42건으로 22건(110%)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3개 유형의 안건은 단 9건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경향은 행동주의 펀드가 제시하는 경영개입과 관련이 있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이사 선임을 보다 강력한 주주 활동으로 분류할 정도다.

올해 주총에 제출된 이사 선임 안건 중 일부 기업에서는 안건이 가결되는 성과를 올렸다. 예를 들어, 고려아연과 콜마홀딩스 등 9개 기업에서 안건이 승인되었으며, 디아이동일의 경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통과됐다. 또한, 오스코텍에서는 집중투표제 주주제안이 성공적으로 승인되었다.

주주제안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체계화된 소액주주 활동의 조직화가 지목되며, 이와 함께 각종 소액주주 플랫폼(예: 액트, 헤이홀더)과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는 기관(HSIS)의 등장이 지적된다. 이는 소액주주들이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지분 결집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확산 또한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경영권 다툼, 코스피 상장사 유엔젤에서 벌어진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의 분쟁은 수많은 주주제안을 촉발시켰다. 율촌은 주주 행동주의가 과거의 기관투자자 중심의 경향에서 벗어나, 조직화된 소액주주와 일반 주주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300개 상장기업 중 40%에 해당하는 120개 기업이 최근 1년간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주주관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90.9%가 소액주주들로부터의 참여라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기업들은 내년 정기주총을 대비해 주주 구성 분석, 잠재적 주주활동 예측 및 영향 평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