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 계획…동유럽 국가들은 우려 표명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와 에너지 수입을 오는 2027년까지 전면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경제적 자살"이라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이러한 조치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2025년 말까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및 원자력, 액화천연가스(LNG)의 단계적 중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EU의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는 대부분의 해상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정제된 석유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으나, 가스 수입을 줄이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4년에는 EU 전체 가스 및 LNG 수입의 19%가 여전히 러시아에서 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동유럽 국가들, 특히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정부는 이번 EU의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총리 로베르트 피초는 이러한 조치가 경제적 자살이라며, "제3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목표를 인정하지만, 러시아와의 모든 거래를 종료하는 것은 새로운 철의 장막이 세워지는 것과 같다"라고 언급했다.
헝가리 외무장관 페테르 시야르토도 이날 EU 제안이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된" 것이라며 심각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국가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에너지 비용의 급증을 걱정하며, 러시아와의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EU는 러시아산 가스를 포함한 모든 에너지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며, 먼저 새로운 계약 및 기존의 즉시 계약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 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원의 모든 수입은 2027년까지 차례로 중단된다. 이러한 제안은 유럽 의회와 회원국의 과반수 승인이 필요하지만, 단 한 나라의 반대만으로 막힐 수는 없다.
다니엘 요르겐센 에너지 위원은 "우리는 러시아와의 의존성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처해져 있다"고 언급하며, 러시아 정부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채웠다고 강조했다.
EU는 각 회원국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원자력 및 석유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국가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같은 국가는 이러한 요청에 응할 것인지 불확실하다. 유럽연합의 에너지 독립을 위한 이러한 조치는 향후 유럽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