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혼란 속 안전자산 금 값 급등, 유가 10% 상승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한 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1% 이상 상승해 배럴당 77.6달러에 도달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 역시 장중 13% 상승하며 78.5달러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가 유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과 석유의 6분의 1이 통과하는 중요한 경로로, JP모건은 이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로 오를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7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트라이온스당 3451.40달러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이전 한 달간 3300달러 선에서 횡보했으나 최근의 긴장 상황으로 인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식 시장 또한 영향을 받았다. 이날 오전, 미국의 애프터마켓에서 나스닥 100 선물과 S&P 500 선물이 각각 1%대 하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시장도 급락하며 전체 시가총액이 순간 1000억 달러가량 줄어드는 등 크게 출렁였다. 비트코인은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10만2000달러 수준까지 밀리며 가상자산 전체 시총이 3% 감소하였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506억 달러 감소했고, 나머지 알트코인 시총도 상당폭 줄어들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달러당 1370원 아래로 떨어지며,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중동 리스크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중동 정세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양상을 통해 원화 가치가 확전 양상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으로 인한 유가 변동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긴급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 협력하여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석유 및 가스 비축 현황과 업계 비상 대응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중동은 한국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지역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향후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