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가 국내 증시의 변수로 떠올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 인하의 효과가 과연 얼마나 코스피 반영에 기여할지는 대형 반도체주들의 상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하 효과가 일정 부분 선반영된 상태인 만큼, 추석 연휴 동안 발표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전망이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이유는 경제 침체에 대한 대응이 아닌, 경제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통계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능가하며 여전히 견조한 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보험적 금리 인하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동안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마이크론 또한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추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경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가격 하락과 낸드플래시 재고 문제로 인해 두 단계 낮은 투자 의견이 부여되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로, 대형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부진하다면 코스피 전체의 상승 동력 또한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가오는 26일 발표될 마이크론의 실적과 10월 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피크아웃 우려가 시장에서 주요한 심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이오산업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 2차전지 및 금용업종 등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들은 차별화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서울 외환 시장의 향후 전망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될 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역외 시장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였으며, 장중 한때 달러당 1320원대까지 상승한 모습이다. 이는 연휴 직전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마감가인 1329.5원보다 강세 흐름을 보였음을 나타낸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보다 2%포인트 낮은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양국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원화의 강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엔화와 같은 경우도 최근 달러 대비 소폭 상승한 점이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폭이 0.50%포인트에 달할 경우 원화가 달러당 12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0.25%포인트의 경우 1300원 초반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을 반영하여, 앞으로의 일본 및 한국 경제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들의 주가 회복 여부와 함께 국내 증시의 흐름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