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국내 소비 감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소비의 추세 증가율이 2001~2012년의 연평균 3.6%에서 2013~2024년 동안 2.0%로 낮아졌다. 이는 연평균 1.6%포인트의 감소를 나타내며, 이러한 소비 둔화는 가계부채와 소득 양극화 등 여러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특히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2013~2024년 동안 소비 증가율이 연평균 0.8%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소비 증가율 둔화(연 1.6%포인트)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소득 여건과 평균 소비성향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소비 침체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첫째, 인구 수 감소와 구조 변화로 노동 투입이 감소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어 소비가 연평균 0.6%포인트 둔화됐다. 둘째, 기대 수명 증가와 고령층 중심의 연령 분포 변화로 인해 경제 전반의 소비 성향이 낮아져서 소비가 연평균 0.2%포인트 감소했다.

박동현 한국은행 조사국 구조분석팀 차장은 “중장기 소득 여건에 따른 소비 증가율 둔화가 잠재 성장률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은 향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5~2030년 동안 소비 증가율 둔화폭이 연 1.0%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 경제 지표 역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평균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2022년 2.1% 증가한 이후, 2023년에는 1.4%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0%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소비 둔화가 경기적 요인에 기인하는 경우 경기 대응책이 효과적이지만,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소비 둔화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자영업으로 몰리지 않고 안정적인 고용 상태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한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중심으로 고령층의 계속 근로 방식이 정착된다면 청년층의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경제의 향후 전망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경제 주체들이 함께 협력하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를 촉진할 필요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