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초유의 ‘암호화폐 뱅크런’...코인 가치 하루새 63달러→0달러 폭락
아이언 파이낸스(Iron Finance)라는 이름의 개발사가 출시한 코인인 아이언 티타늄 ‘타이탄’의 (Iron Titanium‧TITAN)의 개당 가치가 하루 사이에 달러 60달러대에서 ‘0’달러로 폭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의 구단주로, 대표적인 암호화폐 신봉자인 억만장자 마크 큐반.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는 이날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타이탄은 1코인 당 1달러로 가치가 페그(묶여)돼 있어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탄의 가치는 15~16일 63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다음날 오후에는 가치가 완전히 증발했다.
아이언 파이낸스는 아직도 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코인에 대한 투매가 시작되자 투자자들이 이 코인이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뱅크런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최초로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이 발생했다는 것.
타이탄의 가치는 6월 12일부터 갑자가 급등하기 시작해 15일 6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의 구단주로, 대표적인 암호화폐 신봉자인 억만장자 마크 큐반이 이 코인을 매집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1달러 안팍에 가치가 머물던 코인이 큐반의 매집으로 63달러까지 치솟자 시장에서는 과매수됐다고 보고 이 코인에 대한 투매가 시작됐고, 결국 1달러 미만으로 내려가자 투자자들은 이 코인을 만든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투매를 계속해 결국 가치가 ‘0’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이번 사태 이후 큐반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도 피해를 본 사실을 알리며 규제 당국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의 시총이 1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 시장은 전혀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이 시장이 흔들릴 경우, 암호화폐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중에는 가치 변화가 적은 스테이블코인을 개설한 은행계좌에 돈을 적립해 두었다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테이블 코인 보유 계좌가 암호화폐 지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돕는 포털(출입구) 역할을 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이상이 생기면 전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위기가 전달될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