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3위 거래소, 한밤중 코인 절반 상폐·유의종목 지정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바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코인(가상화폐) 거래소마다 '코인 정리'에 나선 가운데 거래소 '코인빗'이 밤늦은 시각에 코인 상장 폐지와 유의 종목 지정을 알렸다.
16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은 전날 밤 10시 2분 '가상자산 거래 지원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에서 코인 8종의 거래 지원 종료와 28종의 유의종목 지정을 알렸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는 건 코인의 상장을 폐지한다는 뜻이다.
종료 대상 코인은 렉스(LEX), 이오(IO), 판테온(PTO), 유피(UPT), 덱스(DEX), 프로토(PROTO), 덱스터(DXR), 넥스트(NET) 등 8개다. 정확한 거래 지원 종료 시점은 이달 23일 오후 8시다.
코인빗은 "이들 가상자산은 현 시간부(15일 10시 2분)로 출금만 지원된다"고 밝혔다. 출금은 6월 29일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메트로로드(MEL), 서베이블록(SBC) 등 28개 코인은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코인에 대한 최종 거래 심사는 23일에 진행된다.
이 거래소 원화 마켓 전체 상장 코인이 70개인데, 한밤중 절반이 넘는 코인 36개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공지한 셈이다.
코인빗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획득을 인증한 거래소 20곳 가운데 한 곳이다. 올해 4월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ISMS 인증을 취득했다.
코인빗은 특히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집계 거래대금으로 따지면 업비트, 빗썸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큰 거래소다.
[코인빗 공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코인 거래소 상장 폐지와 유의 종목 지정이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코인빗은 공지 글에서 "팀 역량 및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역량 등 글로벌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내부 거래 지원 심사 기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 코인들 상당수가 16일 오전에 24시간 전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코인빗의 이런 결정은 최근 거래소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잡(雜)코인' 정리 작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시장 관리 방침이 나온 지난달 28일 이후의 상장 폐지가 잡코인을 솎아내려는 작업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업비트는 이달 11일 오후 5시 30분 "마로(MARO), 페이코인(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안내해 드린다"고 공지했다. 원화 마켓 페어 제거는 해당 코인과 원화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업비트는 이와 함께 코인 25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 내에서 한 번에 유의 종목을 지정한 것으로는 최대 규모다.
[코인빗 거래 화면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