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어디까지 하락하나...3300만원 주목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4000만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8000만원을 넘었던 지난 4월 최고가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일각에선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1시28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9.3% 하락한 379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께 4000만원선이 붕괴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빗썸 기준 역대 최고점이었던 지난 4월14일(8148만7000원) 대비해선 약 53.4%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4일 한때 38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빠르게 반등해 400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후 400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이날 가파르게 하락하며 370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300만원선이 붕괴되는 등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발언이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옐런 의장은 6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금리가 조금 더 높아지는 것이 사회나 연준의 관점에서 볼 때 사실상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금리가 정상적 환경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초저금리를 등에 업은 유동성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단 진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7일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비지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스캠"이라며 규제를 강조했으며 "비트코인은 달러와 경쟁하는 통화이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화폐는 달러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표명은 처음이 아니다. 포브스는 그가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9년에도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의 팬이 아니다"라고 밝히자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3만달러선(한화 약 3344만원)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3만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온 바 있다.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의 경우 지난해 12월 3000만원, 올해 1월 4000만원을 차례로 돌파했었다.
앞서 JP모건의 니콜라스 파니지르조글루 전략가는 최근 "5월19일 급락장 여파로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구매를 꺼리는 것 같다"라며 "기관 수요의 약화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를 하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차트분석업체 에버코어ISI의 리치 로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중요 지지선인 2만9000달러를 테스트받을 수 있으며, 2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강세장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나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MRB파트너스는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하며 미국·중국 등의 규제 리스크, 암호화폐가 미치는 환경적 영향에 대한 우려,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이후 풀린 유동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고 '큰손'들도 속속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달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일조해온 테슬라가 환경 문제를 들며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 결제 중단을 선언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의 규제 움직임에 하락폭은 더 커졌고, 금리 인상 현실화시 유동성 잔치가 사그러들 수 있단 예상도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