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주 새 1800만원 ↑…다시 불붙는 1억 전망
미국 정부의 가상화폐 관련 과세에서 개인투자자는 제외될 거란 소식, '런던 하드포크' 성공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최근 3주 사이 1800만 원 이상 뛰어 5300만 원선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안에 5750만 원선을 넘어설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1억1500만 원(미화 10만 달러)까지 오를 거란 전망이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규제 강화 흐름은 여전한 등을 고려해 현재의 가격은 거품이며 곧 거품이 꺼질 거란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호재가 부추긴 투자심리…"5750만 원 곧 넘을 것"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1일 오후 4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전일 대비 1.46% 뛴 53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 해외시황은 24시간 전 대비 1.70% 오른 4만6358달러(한화 약 5331만 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몇 주 간 가파르게 치솟았다. 업비트 기준 지난달 20일 3600만 원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 반전하더니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3주 사이 1800만 원 넘게 치솟아 5300만 원대로 올라섰다.
비트코인 상승세의 주 원인으로는 미국 정부의 가상화폐 과세에서 개인 면제 및 런던 하드포크 성공 소식 등이 꼽힌다.
미 경제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의회는 에너지 인프라 개선 자금 중 280억 달러를 가상화폐 과세를 통해 마련하기로 하면서 과세 대상을 가상화폐 거래소에 한정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개인을 비롯해 가상화폐 채굴업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은 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이 과세와 관련해 미국 의회에 적극 로비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친화적인 의원들이 여럿 발견된 것이 희소식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런던 하드포크도 고무적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작업 중 하나로 기존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넘어갈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술적인 문제 등을 개선할 때 사용된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이번 런던 하드포크 성공 덕에 가상화폐 공급량이 개선되고 수수료는 낮아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 소식은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오랜만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랠리를 벌이면서 상승세를 더 부추겼다.
가상화폐 빅데이터 조사업체인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6포인트 오른 71점을 나타냈다.
공포·탐욕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을 의미한다. 70점 이상은 '탐욕' 수준으로, 투자자들이 미래를 매우 낙관한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말의 20점대, '극단적 공포'에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것이다.
빠른 상승세로 인해 5만 달러(한화 약 5750만 원) 선은 금방 뛰어넘을 거란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가상화폐 애널리스트 윌리 우는 "모든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사들여 '공급 쇼크'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이 비트코인 가격을 5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의 창립자 케이티 스톡튼도 "비트코인이 박스권을 탈출했다"며 "5만1000달러까지는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상화폐 관련업체 토큰 메트릭스의 수석 분석가인 윌리엄 노블도 "5만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연내 1억 갈까?…규제 강화에 거품 우려도
나아가 연내 10만 달러(한화 약 1억1500만 원)까지 치솟을 거란 '장밋빛 전망'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최근 추세가 지속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연내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전문업체 펀드스트랫의 톰 리 공동 설립자는 "비트코인이 중국, 미국 등의 규제 공격을 잘 견뎌냈다"며 "올해 안에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측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AMB크립토는 "현재 랠리가 지속된다면 비트코인은 곧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월가의 스타투자자이자 독립 투자자문사 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는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큰 거품"이라며 "닷컴이나 모기지 거품 때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품이 언제 터질지는 모르지만, 그 후폭풍은 올해 6월보다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 정부의 거듭되는 규제 강화 흐름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다.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엄히 단속하고, 영국은 가상화폐 거래소 결제를 차단했다. 미국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도 규제 강화를 계속 언급하는 중이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시장을 점점 더 옥죌수록 투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의 기술 분석가 야슈 골라는 "비트코인 가격은 4만7000달러 선에서 심한 저항을 받을 수 있다"며 "여기서 밀릴 경우 재차 2만 달러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과거와 달리 '김치프리미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해외 가격 4만6358달러(한화 약 5331만 원)는 업비트의 거래 가격(5310만 원)보다 오히려 더 높다. 과거 김치프리미엄이 1000만 원을 넘던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김치프리미엄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오히려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낮은, 역 김치프리미엄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24일부터 시행되는 특정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주 요인으로 거론한다.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제공받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운영을 금지함에 따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 외에는 전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도 안전하지 않다는 설이 나온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돈세탁 이용 등을 감시하는 의무를 사실상 은행에 떠넘겼다"며 "해당 리스크가 너무 커 이미 4대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은행도 손을 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김치프리미엄은 ±2% 이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http://www.upinews.kr/newsView/upi20210811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