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EU 방위 협정 재협상 필요성 강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방위 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럽이 더 적극적으로 방위 분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유럽 내에서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이러한 요청을 통해 영국이 EU의 핵심 프로젝트인 1500억 유로 규모의 방위 기금 가입에 대한 희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선 유럽의 재무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군사 장비 구매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유럽 안보 행동(SAFE)’ 프로그램의 1차 라운드 참여를 원했으나 지난해 11월 EU가 영국 방산 기업들의 이 기금 혜택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영국에 약 67억5000만 유로의 가입비를 요구했으나, 영국 정부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SAFE 기금은 EU 집행위원회가 신용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을 기반으로, 회원국에 45년에 걸쳐 대출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각국은 방위 용품을 조달할 수 있다. 최근 스타머 총리는 EU와 기타 유럽 국가들이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SAFE와 같은 계획의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출, 역량, 협력 측면에서 더 많은 것을 함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협력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또한 "유럽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외국 정부의 지도자들도 공감하고 있다"며, 영국이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더 많은 방위 지출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주 예정된 영국과 EU 간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나오며,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영국 측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SAFE 프로그램의 협상이 결렬된 지난 해의 경험은, 영국과 EU 모두에게 방위 신뢰성을 재설정하려는 스타머 총리의 노력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EU 회원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유럽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영국이 참여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영국에 보다 나은 협상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해의 협상이 결렬된 후에도 EU는 영국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가치관을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영국과의 협력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진전을 이루게 된다면, 영국 방산 기업들은 SAFE 기금이 투입되는 방위 계약에 입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 방산 산업을 부흥시키고 유럽의 군사 능력을 보다 신속하게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