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한 북극항로 활성화, 중국의 유럽 교역 확대를 예고하다
최근 중국의 해운사들은 10일부터 북극항로를 통해 영국행 정기항로를 개설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교역에 나섰다. 이 새로운 교역로는 기존의 인도양과 중동,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경로를 대체하며, 이란 전쟁으로 인해 운항이 중단된 호르무즈 해협을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항로의 운항 가능 기간이 10개월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이는 기존의 인도양 항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존 인도양 항로는 중국 남부에서 출발해 인도양과 중동,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까지 도달하는 데 약 40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북극항로를 활용할 경우 이 기간이 절반인 20일로 대폭 단축된다. 물론 아직 빙하가 완전히 녹지 않았고 항로 정비가 미흡해 초대형 무역선의 운항에는 제한이 있지만, 경제적 이점은 명확하다. 이번에 북극항로를 통해 첫 선박을 투입한 중국 해운사 시레전드는 주로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주요 수출 품목을 운송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18세기 소빙기 현상으로 인해 200년 이상 폐쇄되었다가, 최근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운항 가능 기간이 길어져 정기항로로 개설된 사례다. 현재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봉쇄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러시아 영해를 통과하는 북극항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어 대체 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외의 글로벌 해운사들은 북극항로 진입에 주저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제약은 미국의 대러 제재다. 북극항로는 대부분 러시아 영해 내에 위치해 있어, 해외 선박이 해당 구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당국의 승인을 받는 것이필요하다. 이와 함께 빙하 위치 정보, 긴급 구조 보험 및 제반 서비스 비용의 지불도 필요하지만 이는 '세컨더리 보이콧'의 위험을 동반한다.
이에 더하여 중간 기착지와 보급 시설 부족, 초대형 선박의 운항 제약, 높은 보험료 등 다양한 물리적 제약이 존재한다. 결국 북극항로의 완전한 국제 활성화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와 대러 제재 완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극히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점을 감안할 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북극항로 활용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외교적 환경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시범운항을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정기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항로가 상설화될 경우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에 대응할 명확한 대체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라는 리스크 또한 존재하며, 이는 동해안 항로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중, 미·러, 북·미 관계 속에서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야 하는 복잡한 외교적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안전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명확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